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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의란 무엇인가? (마이클샌델)를 읽고
    관심사항 2016. 10. 15. 15:45

     

    정의란 무엇인가? (마이클샌델)를 읽고

     

     

     

    숙명여자대학교 3학년 정초희

     

    누구나가 정의로운 사회에서 정의롭게 행동하고 정의로운 대우를 받기를 원한다. 그런데 정작 정의가 무엇인지 판단할 수 없는 경우가 많다.

     

    마이클 샌델 교수가 쓴 "정의란 무엇인가"는 살아오면서 가치판단에 흔들렸던 여러 선택 기회에서 내가 어떤 입장을 취했어야 할지 판단의 중심을 잡아 주는 책이다. "정의"가 무엇인가에 절대적인 정답이 있을 수는 없다. "진리"의 논쟁처럼 개인과 사회의 판단에 따라 "정의"가 달라지는 것이므로, 정의 판단의 기준을 정립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

     

    "정의란 무엇인가?"의 질문은 개인이나 사회가 가치롭고 소중하게 여기는 것들을 어떻게 개인에게 배분하며, 왜 그렇게 하는 것이 옳은가를 묻는 것이다. 가치롭고 소중하게 여기는 것들이란 주로 재산과 소득, 책임과 의무, 권력과 기회, 공직과 영광에 해당된다.

     

    이 책의 핵심은 정의로운지 아닌지 판단하는 관점을 다수의 행복(공리주의), 개인의 자유(자유주의), 미덕(도덕주의) 세가지 이상으로 명확히 제시하고, 각각의 이상이 서로 충돌할 때 다수의 행복을 극대화 하고 개인의 자유를 존중하며 사회에 미덕을 기르는 쪽으로 판단해야 함을 제시한다. 또 정의 판단이 모호한 여러 사례를 들어, 어떻게 판단하는 게 정의로운지 설명하고 있다.

     

    정의로운지 아닌지 판단하는 철학적 관점인 "자유주의 관점, 공리주의 관점, 도덕주의 관점"별로 저자의 논리에 준거한 나의 생각은 다음과 같이 요약할 수 있다.

     

     

    자유주의 관점은 "나 자신은 내가 소유한다"는 데서 출발하여 개인의 행복, 자유, 권리가 공공의 이익에 우선한다는 데 기초한다. 자유주의 이상은 자유시장주의자들과 공평주의자들 간의 치열한 정치적 논쟁으로 지속되어 왔다.

     

    자유주의자들은 현대국가들이 시행하는 세가지 정책, 즉 온정주의 정책, 도덕주의 관점의 법, 부와 소득의 재분배 정책을 반대한다. 최소국가론을 신봉하며 자신을 소유하므로 신장판매, 안락사, 합의하에 이루어진 식인행위, 군복무 지원병 제도 등 논쟁거리에 대해서 지지의 입장을 보이는 경향이 있다.

     

    자유주의자의 철학적 배경은 시민들의 합의로 무엇이든 할 수 있도록 하는 자유를 중시하는 것으로 내 생각으로는 자유주의 관점 만으로는 오늘날 선진 자본주의 각국이 겪는 빈익빈 부익부의 양극화 문제에 해결책을 제시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공리주의 관점은 많은 사람의 행복을 위해 개인의 권리는 유보될 수 있다는 데 기초하며, 다수의 쾌락을 위해 소수의 희생을 주장한다. 특별히 경제적 풍요가 다수의 행복에 중요하므로 경제성장과 다수의 생활수준 향상에 초점을 맞춘다.

     

    공리주의는 위대한 두 학자 제레미 벤담과 존 스튜어트 밀에 의해 정리되고 수정되었다. 제레미 벤담의 공리주의가 인간의 존엄에 대한 배려 부족과 공리를 쾌락과 고통으로만 판단한다는 점에서 비판을 받았고, 다음 세대에 태어난 존 스튜어트 밀은 개인의 자유와 권리를 광범위하게 인정하여 공리주의를 다듬었다.

     

    공리주의의 확대에 인권이 침해당하는 역사가 광범위하게 일어난 반작용의 결과로,  미국의 권리장전에는 다수의 힘으로도 침해 할 수 없는 자유들이 규정되어 있으며, 세계적으로는 보편적 인권을 존중하는 쪽으로 강화되고 있는 면에서 볼 때 공리주의자의 견해는 자유주의자와 도덕주의자들의 비판을 보완하여 인간의 존엄을 광범위하게 인정해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

     

     

    도덕주의 관점은 사회적으로 미덕을 기르는 관점이며, 정의로운가의 질문이 도덕적으로 합당하며 용인 될 수 있는 일이냐에 기초하는데, 문화적으로는 보수주의, 종교적 우파와 동일시되며 도덕을 법으로 규율한다는 면에서 논란이 많고 가장 복잡한 철학이 숨어 있다.

     

    칸트는 "A목적을 위해 B행위를 한다"는 것에 대해 B행위의 동기를 타율로 보았고 타율은 자신을 자신 밖의 목적의 도구로 이용하는 것으로 정의한다. 이에 반해 자율은 외부의 목적에 지배를 받지 않고 자신만을 목적으로 하는 행위이다. 책임이란 자유로부터 나오는 것이며 자유는 자율에 의할 때에만 성립한다고 보았다. 

     

    또 도덕에 기초한 정의의 판단을 "행위의 동기"에서 찾아야 한다고 한다. 행위의 동기는 도덕(의무와 끌림), 자율(자율성과 타율성), 이성(가언과 정언)으로 판단할 수 있는데, 그 중에서도 의무에 의한, 자율에 의한, 정언에 의한 행위의 동기가 도덕적 관점에서 정의로운지 판단근거가 된다. 여기서 가언이란 ~하면 ~한다라는 조건적 행동지침이며 정언이란 ~해야 한다 라는 무조건적  행동지침이다.

     

    도덕주의 관점은 징집에 대리인 이용, 대리모 출산, 낙태 등 민감한 문제 판단시에 철학적 기반을 제공한다징병은 강제이고 지원병은 선택이라 생각하기 쉬우나 사실 지원병은 지원할 수밖에 없는 개인의 여건 때문에 지원이 아닌 강제성이 크게 작용한다. 로마시대 때부터 유럽에 널리 이용되어 온 지원병 제도는 국가에 대한 병역의무를 노동시장에서 구매하여 충당시킨다는 면에서 국민과 전쟁의 연결고리를 약화시키는 문제점이 있어 개인적으로는 찬성할 수 없다. 배심원 제도와 함께 징병제도는 국가에 대한 국민의 의무로서, 그리고 국가를 위한 국민의 현장교육의 장으로서 실시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대리모 출산도 초기 경향과는 달리 난자, 정자, 자궁이 별도로 구매가 이루어지는 계약으로 발전되어 대리모의 인간 존엄에 근거한 논리도 퇴색하였으며, 인도에는 대리모 산업까지 생겨나고 있는 상황이다. 대리모출산 그 자체가 공리를 높일 수는 있으나 여전히 체외임신, 혼외임신, 부모의 3자화에서 생명에 대한 도덕적 문제가 있으며, 출산행위의 타율적 동기에서 아이의 인간존엄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

     

    현행법은 수정후 일정 기간이 지난 태아를 독립된 인간과 동등 수준의 인권을 인정하고 있으므로 낙태금지는 도덕법에 해당한다. 자유주의 관점과 상충되나 임신의 과정이 어찌되었든 낙태행위 그 자체의 동기가 가언명령에 준거한 타율이며 살인행위라는 도덕법적 저촉에 벗어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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